|
올해 시장을 석권한 ‘대박’ 상품은 글루코사민이었다. 홈쇼핑업체 GS홈쇼핑(GS eshop 포함), CJ홈쇼핑(CJmall 포함)과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 롯데닷컴 등 4대 업체 중 3곳에서 글루코사민은 현격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글루코사민의 뒤를 이어 클로렐라, 정관장 홍삼, 콜라겐, , 김소형 본 다이어트 등이 많이 팔렸다.
CJ뉴트라 박기범 부장은 “의사들의 조언을 받아 자신에 맞는 기능식품을 골라 사먹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행을 타는 1~2개 상품이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1990년대 이후 알로에, 키토산, 생식, 클로렐라 등이 시장을 휩쓴 히트상품들”이라고 말했다.
글루코사민은 아미노당(당+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체내에서 섬유·수분과 결합해 관절에 강도와 탄력성을 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부작용이 있는 일반 진통소염제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95개 업체가 370여 가지 품목의 글루코사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지난해 약 400억원 대에서 올해는 2배 이상 불어난 800억~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그러나 관절염의 예방·치료에 글루코사민이 정말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선 의학계와 관련업계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글루코사민이 연골을 구성하는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며 중장년층과 갱년기 여성에게 연골과 관절의 건강을 가져다 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관절 통증을 완화시키는 진통제의 효과는 있지만, 관절염 예방이나 치료 효과는 검증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005년 5월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는 골관절염에 대한 글루코사민의 효과를 ‘권고 고려’로 분류함으로써 매우 낮게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판매 1위였던 클로렐라의 인기는 주춤했다.
하지만 유행에 따라 부침이 심한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꼽히고 있다. 호수나 연못 등 담수에서 서식하는 단세포 녹조류인 클로렐라에는 단백질·아미노산·식이섬유·비타민·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제조업체들은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성 피부염, 고혈압·콜레스테롤·당뇨 등 생활습관병과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화장품과 청량음료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콜라겐은 ‘피부가 탱탱해진다’는 점 때문에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팔렸고, CJ팻다운과 김소형 본 다이어트 역시 여성들의 감량 다이어트 열풍 속에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식약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시장 제조·판매업체는 12월 중순 현재 309개에 달한다. 시장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일부 학자들은 최대 3조원까지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들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은 아직 부정적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그동안 주로 식품학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연구해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장기간 먹었을 때 어떤 효과가 날 것인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며 “더 심각한 부작용은 사람들이 건강기능식품만 먹으면 건강이 좋아질 것으로 믿고 운동, 금주 등 필요한 노력들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강기능식품협회 남승우 회장은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닌 ‘식품’이므로 치료 효능에 대한 검증보다는 식품의 안전성이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의사협회 등이 나서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건강기능식품을 치료약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